May 2017
Europe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타셰프인 조엘로부숑의 레스토랑인 L’atelier de Joël Robuchon,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
도쿄, 홍콩, 뉴욕 등 전 세계 여러 곳에 지점이 분포되어 있고, 파리에도 두개 지점이 있다. 내가 간 곳은 개선문 근처 지점으로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곳이다. 생제르망지점이 2스타를 받았다고 하고 아시아 지점 중에 3 스타를 받은 곳도 있다고 한다.
런치메뉴가 비싸지 않고 괜찮다기에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http://www.joel-robuchon.com/fr/restaurants-paris-atelier-etoile.php)에서 한달전쯤 미리 예약하고 방문
거울이 감각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멋진 입구
따로 다이닝 테이블이 있지는 않고 모두 Bar 좌석에 앉아서 주방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게된다..
2시로 예약을 하고 딱 맞춰 도착했는데 이미 손님들이 꽤 많이 있는 편이였다. 나는 바로 이전 방문국가가 스페인이였기에 2시도 이른편이라 생각하며 예약했는데 확실히 프랑스는 스페인보다 점심식사 시간이 빠른 편인지 내 주변 손님들은 이미 식사가 꽤 진행된 상태였고, 나 이후로는 새로운 손님들은 오지 않았다.
점심 코스 49유로 (아뮤즈 부쉬-엉트헤-메인-디저트) + 하우스 레드와인 주문
식전빵. 맛있었다.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온 아뮤즈 부쉬
이 음식에 대해선 설명을 듣지 못했다. 내 주변 손님에게도 음식이 서빙되고 있었고 내 주변에 빵이랑 물, 와인등이 막 세팅되며 정신없던 와중 갑자기 누가 띡하고 던져줬다. 처음에는 뭔가 잘못 나온건가? 싶기도 했다. 떠먹어야 할 것 같은 제형인데 숟가락도 세팅해주지 않음... 혼자 방문한 데다 언어적으로도 자신없던 나였기에 어버버하다가 지나가는 서버한테 이거 포크로 먹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 분은 숟가락을 무척 정중하게 건네주고 가셨지만 결국 이 음식의 정체는 알 수 없다. 대충 피스타치오와 토마토가 들어간 차가운 수프로 추정된다.... 아무튼 음식 설명도 못 듣고 또 이에 대해 얄궃게 따지지도 못하는 내 자신이 약간 초라하여 기분이 별로 좋지 못했다. 이와중에 음식 자체는 맛있어서 다먹었다.
엉트헤 - 푸아그라 파테 pâté de foie gras
파테는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든 파이 크러스트에 고기, 생선, 채소 등을 갈아 만든 소룰 채운 후 오븐에 구운 것으로 프렌치 파인다이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요리이다. 이때는 또 자세히 설명해주더라 ㅋㅋㅋ 내가 막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으니 사진을 위한 최고의 각도를 잡아주겠다며 이래저리 디쉬를 움직이며 신경써주기까지 함... 아무튼 역시 맛은 있었다.
뒤이어 나온 메인 - 오리가슴살
미디엄으로 주문했다. 나는 워낙에도 오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잘 먹었다. 근데 오리 자체는 한국 식당에서 먹던 것에 비해 막 놀랍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그 주변의 체리가 진짜 맛있었다. 생강? 과 함께 요리되었는데 진짜 "오잉?, 뚜오잉?" 스러울 정도로 맛있었다.
한편, 매쉬드포테이토가 사이드 디쉬로 나오는데 버터를 엄청 넣은건지 거의 수프에 가까운 부드러운 텍스쳐를 보였다. 좀 신기하긴 했는데 사진을 이리저리 찍어도 잘 안나오길래 그냥 다 지워버렸다. 나중에 찾아보니 특히 조엘로부숑의 시그니쳐가 이 매쉬드포테이토라고... 그냥 지우질 말 걸 그랬다.
디저트 - Framboise
상큼한게 먹고 싶어 치즈 말고 이 디저트를 주문했다. 레이스 디테일이 너무 예뻐 일단 비쥬얼 합격
근데 내용물이 좀 충격적이였다ㅋㅋㅋㅋ
안에 저렇게 파보면 상큼한 산딸기 퓨레와 함께... 고수 소르베가 들어있다. 서버가 설명을 해주며 coriander sorbet 라는 말을 하길래 "오잉? 그런게 가능한가? 가..가능은 하겠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진짜 고수 그 자체인 소르벳이였다. 살짝 고수향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고수 그 자체였다. ㅋㅋㅋㅋ 나는 고수를 먹긴 하지만 막 좋아하는 편까지는 아닌데 진짜 고수 싫어하는 사람은 좀 경악할 맛이였다. 나는 너무 새롭기도 하고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아서 재미있게 잘 먹었다.
초콜렛과 마들렌.
사실 여기 오기 직전에 요즘 핫하다는 No glu cafe 에 가서 글루텐 프리 마들렌을 먹고 "아... 이건 아니다, 역시 밀가루는 진리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터라 이 마들렌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초콜렛도 맛있었다.
점심코스 + 와인한잔 + 물한병해서 총 69유로 나왔다.
실제 아주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 분위기가 아니기도 했고 모던 캐쥬얼 다이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손님들이 전부 바에 앉게 되는 상태에서 동양인 혼자인 내가 착석하게 되니 위축된 나의 자격지심까지 플러스 되어 잘 대우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위에도 썼듯이 설명듣지 못한 요리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서버들이 크게 친절하지는 않다. 서버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느낌이 상당히 드는게 손님에게 뭔가 질문을 하곤 대답을 완전히 듣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른데로 이동한다ㅋㅋㅋ 이건 나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다른 손님들한테도 그러더라...
근데 음식이 맛있긴 하다. 파테나 오리 같은건 뭐 그닥 새로울 것도 없는 요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있어서 전부 다 깨끗이 먹었다.
타인에게 추천을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애매하다. 가격이 많이 비싼 건 아니고 음식 자체는 맛있긴 한데, 워낙 서비스가 이상해서....
마지막에 계산을 하면서 나한테 파리는 처음이냐고 묻길래 세번째라고 했더니 꽤 놀라며 나를 다르게 보는 듯 했던건 역시 나의 자격지심일까? 아무튼 친절한 건 아니다.